파란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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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wangm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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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장에서 컵을 꺼낼 때 손은 대개 같은 쪽으로 간다. 손잡이가 조금 두꺼운 파란 컵이다. 다른 컵보다 가볍지도 않고 차가 덜 식는 것도 아니다. 설거지할 때 바닥 테두리에 물이 고여 한 번 더 털어야 한다. 그래도 아침에는 그 컵을 고른다.
며칠 동안 이유를 찾아보았다. 손잡이 안쪽에 검지 두 마디가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입술이 닿는 가장자리는 얇지만 날카롭지 않다. 컵을 내려놓을 때 나는 낮은 소리도 마음에 든다. 이 중 하나 때문에 선택했다기보다 여러 감각이 합쳐져 익숙한 동작이 된 듯하다.
빛이 비치면 파랑은 회색에 가까워진다. 저녁에는 깊고 무거운 색으로 돌아온다. 상품 사진에서 본 한 가지 색으로 이 물건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함께 지낸 것은 매일 다른 파랑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종종 브랜드나 재료부터 이야기한다. 오늘은 컵을 쥐는 동작부터 설명하고 싶었다. 엄지손가락을 어디에 올리는지, 물을 마신 뒤 컵을 어느 쪽에 놓는지. 취향을 말하는 데는 그런 작은 동사들이 더 정확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