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벤치의 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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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wangm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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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입구의 벤치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낙엽 몇 장이 좌판 위에 놓여 있었고 팔걸이는 비에 젖어 있었다. 걷다가 신발 끈을 묶기 위해 한쪽 발을 올렸다. 앉는 가구를 잠깐 다른 방식으로 썼다.
그 벤치는 약속 장소이기도 하다. 정확한 주소 대신 입구 벤치 앞에서 만나자고 말하면 된다. 누군가에게는 운동 중 물을 마시는 곳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가방을 뒤져 열쇠를 찾는 곳이다. 사람이 앉아 있지 않은 시간에도 여러 동작의 기준점으로 남는다.
공간의 쓰임을 이용 시간만으로 판단하면 비어 있는 자리는 비효율처럼 보인다. 하지만 언제든 잠시 멈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길을 편하게 만든다. 오늘 앉지 않았다는 이유로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벤치에 있던 낙엽 한 장을 옆으로 밀었다. 다음 사람이 앉을 자리를 만든 것인지, 나중에 돌아올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작은 빈자리를 남겨 두는 일에는 사용자를 미리 정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