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이 옆의 작은 안내문은 왜 더 잘 읽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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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wangm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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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밀었는데 열리지 않았다. 다시 당긴 뒤에야 작은 글씨가 보였다. 당기세요. 안내문은 유리의 눈높이에 붙어 있었지만 나는 손잡이를 보고 있었다. 문장을 읽을 능력이 없었던 게 아니라 다른 곳을 바라보며 움직였던 것이다.
그 뒤로 문 옆의 안내를 유심히 봤다. 어떤 가게는 손잡이에 직접 얇은 끈을 매달고, 어떤 곳은 화살표를 손 높이에 붙여 둔다. 크게 적힌 문장보다 손이 향하는 자리에 놓인 작은 표시가 더 빠르게 읽혔다.
정보가 필요한 순간
안내문을 검토할 때는 대개 정면에 서서 천천히 읽는다. 실제 사용자는 짐을 들고 있거나 뒤사람을 신경 쓰거나 대화를 하며 문을 연다. 검토하는 상황에서는 분명했던 정보가 행동하는 상황에서는 사라지는 이유다.
표시를 더 크게 만드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같은 문장을 여러 장 붙이면 유리가 복잡해지고 처음 들어오는 사람은 어느 문장부터 읽어야 할지 멈칫한다. 필요한 정보가 많은 것이 아니라 같은 정보가 여러 곳에 있는 상태가 된다.
화면에서도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과 설명을 읽는 순간은 다르다. 저장이 끝났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작업 시작 전에 보여 준 안내는 도움이 적다. 결과를 기다리는 자리에서, 바로 그때, 짧게 알려 주는 편이 낫다.
좋은 안내는 눈에 띄는 모양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이 어디를 보고 언제 망설이는지 관찰해야 한다. 오늘은 문장을 고치기 전에 안내문을 손잡이 옆으로 옮기는 장면을 떠올렸다. 바뀐 것은 몇 센티미터였지만 읽히는 순간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