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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을 깎는 동안

AUTHOR
Kwangm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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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GTH
1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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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끝이 무뎌졌다. 글씨가 두꺼워지고 종이에 닿는 면이 미끄러웠다. 작은 연필깎이에 넣고 돌리자 얇은 나무 조각이 말려 나왔다. 날카롭게 깎인 심을 확인하고 종이 한쪽에 선을 그었다.

필기구를 바꾸면 계속 쓸 수 있었지만 굳이 연필을 깎았다. 몇 초 동안 손은 단순한 일을 하고 생각은 잠깐 멈췄다. 다시 문장을 읽으니 앞에서 막혔던 부분이 보였다. 단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한 문장에 두 가지 생각을 넣고 있었다.

준비 시간을 줄이는 도구가 편리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모든 준비가 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나에게 연필을 깎는 일은 쓰기를 방해하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읽기 위한 짧은 간격이었다.

종이에는 진한 첫 선과 점점 옅어지는 글씨가 함께 남았다. 한 번의 문장도 일정한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손끝의 변화가 보여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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